이번에 만들게 된 홈페이지는 후쿠오카에 있는 시메 교회라고 하는 곳이었다. 젊은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사역하는 교회로, 1년 전부터 요청을 받았지만 시간이 없어 추진을 못하다가 드디어 여유가 생겨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사역하시는 김동우 선교사님은 2년마다 열리는 선교대회인 선교한국(Mission Korea) 행사 때 처음 만나게 되었고, 부산 수영구에 근거지를 둔 호도스 신학원(Hogos Theological Institute)에서 파송한 분이셨다. 목회자가 현지에 잘 적응하도록 재교육시켜 일본선교사로 파송하는 역할을 하는 호도스 신학원(원장: 김산덕 교수)은 목회자 파송 사역 이외에도 일본에 산재하고 있는 무목교회를 위한 다양한 사역들을 펼치고 있다. 목회전문 신학원을 표방하며 일본전문 목회자를 양성해 무목(無牧)교회에 파송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지금까지도 잘 감당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선교사님이 학교에 다니실 때 하나님께 일본선교사로 서원을 하셨고, 결국은 일본선교사로 가게 되었다고 하셨다. 다른 선교사님들과 비교해 봤을 때, 선교사님께서 가진 가장 특이한 점으로는 5년 동안의 요리사 경력이었다. 요리사라는 직업을 가지셨던 분이라 그런지 요리에 남다른 재능을 지니고 계셨다. 김동우 선교사님의 요리는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다 반할 정도로 아주 수준급이셨다. 직접 만들어 주신 음식을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 맛이 지금도 그리울 정도다.
일본 교인 분들에게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직접 한국요리를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해 대접해 오고 계셨는데, 그런 날이면 일본교인들이 한국음식을 먹기 위해 더 많이 교회를 찾아오고 계셨다. 한국요리를 하는 날이면 예배에 빠지는 분이 없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교회에 나오신다고 한다. 마침 방문한 주일이 선교사님께서 한국요리를 하시는 날이라 직접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먹어 보니 그 맛이 누구라도 반할만한 그런 맛이었다.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교인들한테 그렇게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사람을 한 곳에 모으기에는 너무도 좋은 달란트를 갖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교회는 현재 무목교회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무목교회인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교회가 지금도 많이 있다. 한국에서는 신학을 마친 목회자들이 포화상태로 넘쳐나는데,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은 상황이 정반대인 것이다.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해 무목교회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는 목회자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이긴 하지만, 그러나 열악하고 힘든 자리인줄 알면서도 소명감으로 나서는 목회자를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에 있는 젊은 목회자들이 사명의식을 가지고 일본무목교회에 스며들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역시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언어 문제는 물론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장벽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한국에 있는 호도스 신학원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목회자들을 현지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일본에 있는 무목교회에 직접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선교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호도스 신학원에서는 일본에 선교사를 파송시키기 전에 충분히 일본어로 설교가 가능할 정도로 혹독한 공부를 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일본인의 습성 등 우리와는 다른 일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김동우 선교사님도 그곳을 통해 많은 훈련을 받고 시메교회에 파송되었고 지금 10개월 정도 되셨다고 한다. 호도스에서 이미 훈련을 받고 오셔서 그런지 짦은 기간에도 적응을 너무 잘하고 계셨고. 사모님 역시 일본어 전공자라 따로 일본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겉모습으로만 봤을 때는 두 분 모두 마치 일본사람 같이 보여 전혀 한국사람 같지가 않았다.
말과 행동하시는 모습에서 일본사람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두 분의 그런 모습이 좋아보였다. 선교사가 그 나라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이라는 건 선교사역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 사용할 교회예배 사진이나 교회전경 사진을 정성을 다해서 찍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교인 분들이 1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단체사진을 찍으면 숫자적으로 봤을 때 좀 초라해 보일 수도 있겠다 싶어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그것도 다 노인 분들이라 젊은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을 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도 기적을 보여주셨다. 내가 방문한 주일날 홍콩에서 시메교회에 한 가족을 보내주셨다. 멀리 홍콩에서 가족이 예배를 드리려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아들과 딸을 둔 젊은 부부인 4인 가족이었다. 선교사님께 여쭤 보니까, 이런 경우는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셨다. 없는 교인수를 뜻하지 않게 홍콩에서까지 사람들을 불러 채워주신 하나님의 섬세한 손길에 감사를 드리며, 밝고 즐거운 분위기로 단체사진을 찍어드렸다. 역시 아이들이 단체사진에 들어가니까 분위기가 훨씬 젊고 생기가 있어 좋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적 같은 일은, 교회전경 사진을 찍으려고 교회 건물 앵글 각도가 잘 나오는 곳을 찾아 멀리 서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갑자기 구름기둥이 나타나 교회건물 위로 치솟아 있었다. 너무나 신기하고 벅찬 광경이었다. 마치 구약에 나오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신 것이 생각났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언약의 사인(sign)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멀리 홍콩에서 온 가족과 함께 사진도 찍고 예배를 드리게 된 일도 감격스러운데 교회건물 위의 구름기둥까지 보여주셨던 이번 방문길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이번 일이 내게는 너무도 기쁜 하나님의 선물 같은 의미였다. 홈페이지도 다 순조롭게 만들어져서 좋았고, 내게 특별한 체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